1. 개요 – 식이섬유란?
사전적 의미의 식이섬유(食餌纖維, dietary fiber)란 우리 몸의 소화효소로는 분해되지 않는 고분자 섬유 성분을 말한다. 과거에는 식이섬유가 몸에 흡수 되지 않기 때문에 영양학적으로 가치가 없는것으로 인식 하였는데 인체에 미치는 다양한 효과들이 알려지면서 부터 이제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등의 5대 영양소와 더불어 6대 영양소로 꼽을만큼 귀빈 대접을 받게 되었다. 과거 우리의 식생활에서는 곡류와 채소를 많이 먹어 식이섬유의 부족이 없었지만 서구화된 식생활과 식물의 정제 원료를 사용하는 가공식품의 증가함으로인해 식이섬유 섭취가 줄어들면서 이제는 챙겨서 섭취해야 할 영양소가 되었다.
식이섬유는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 섬유소와 반대로 물에 녹는 수용성 섬유소로 나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불용성 및 수용성 식이섬유를 3 : 1의 비율로 섭취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1-1. 불용성 섬유소
불용성 식이섬유(insoluble dietary fiber, 혹은 난용성 섬유소)는 식물의 세포벽을 만드는 성분으로 셀룰로오스(cellulose), 일부 헤미셀룰로오스(hemicellulose), 리그닌(lignin) 등이 대표적이다.
말그대로 물에 녹지 않으며 대장에서 박테리아에 의해 대사되지 않는 섬유소이다. 몸에 흡수되지 않고 물을 빨아들여 대변량을 늘리고 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단축해 변비와 장염을 예방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 식이섬유의 대표적 효능을 발휘하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통곡물이나 채소류의 거친 부분과 줄기, 보통은 먹지않고 버리는 과일 껍질에도 풍부하게 들어있다. 대표적인 음식으로 현미, 보리, 팥, 옥수수등의 곡물을 포함하여 토란, 질경이, 상추, 양배추, 나물, 청, 고사리, 양파, 치커리, 우엉, 브로콜리, 표고버섯 등이 있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충분한 수분과 함께 섭취하지 않으면 식이섬유들이 대장에서 뭉쳐 너무 딱딱한 변을 형성하여 오히려 변비를 일으키거나 간혹 큰일을 보다가 피를 보게 만들기도 한다. X꼬가 찢어지게 가난하다라는 말의 유래가 먹을게 없어 풀만 먹고 살다보니 그렇게 된거라는데 믿거나 말거나
1-2. 수용성 섬유소
수용성 식이섬유(soluble dietary fiber, 혹은 가용성 섬유소)는 식물의 세포벽에 저장되어 있으며 점도가 높고 물에 녹거나 팽윤(고분자 화합물이 용매를 흡수하여 부피가 늘어나는 일)되며 대장에서 박테리아에 의해 발효되는 섬유소이다. 펙틴(pectin), 검(gum), 뮤실리지(mucilage) 등의 성분이 대표적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올리고당이나 돼지감자에 들어있는 이눌린, 껌으로 유명한 자일리톨과 같은 당알코올등 역시 따지고 보면 수용성 식이섬유 역할을 한다.
주로 과일에 풍부한게 들어 있는데 대표적으로 귤, 사과, 딸기, 배, 곶감, 포도 등이며 다시마, 미역, 김 등의 해조류에도 풍부하게 들어있으며 변비탈출 주스로도 유명한 푸룬 주스 역시 수용성 식이섬유를 풍부하게 담고 있다. 앞서 언급 한 대로 수용성 식이섬유 역시 소화 효소로 분해가 되지 못하므로 거의 그대로 장을 통과하는데 대장의 세균들에게는 좋은 영양분이 된다. 다만 너무 많은 양을 먹을 경우 이 균들이 생성하는 가스의 양이 늘어나 복통, 복부팽만, 더부룩함이 나타나고 조금 심할 경우 폭풍설사를 유발 할 수도 있어 적당히 먹는것이 좋다
2. 식이섬유 효능
식이섬유의 대표적인 효능이라 하면 역시 변비탈출을 꼽을 수 있는데 이 배변 활동을 원활히 해주는 효과가 단순히 화장실 문제를 해결해주는것 만이 아니라 대장암의 유발 확률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동양인이 서양인에 비해 변비는 물론 대장암 발현 비율도 낮은편인데 상대적으로 식이섬유를 더 자주 섭취하는 식습관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변비 배변작용 : 식이섬유는 소화가 되지 않고 장으로 내려가 수용성 식이섬유는 물을 흡착하여 변을 물렁하게 해주고, 불용성 식이섬유는 배변의 용적을 늘려주어 장의 운동도 돕고 변을 잘 밀어내게 도와준다.
- 젤 형성 작용 : 수용성 식이섬유는 수분과 결합하여 젤을 형성해서 위 배출 속도를 감소시키고 소장 통과 시간을 빠르게 만들어 당분 같은 영양소 흡수를 감소시키는 작용을 해 혈당 조절이나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 유산균 증가 : 대장 내에 섬유소가 증가하면 유산균의 숫자가 늘어나서 발효기능이 증대되서 대장 내용물 양을 증가시키킨다.
- 콜레스테롤 저하 : 수용성 식이섬유인 오트밀 섬유는 소장 내에서 지방과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억제하며 담즙산의 흡수를 억제한다. 또한 대장에서 식이섬유 발효로 발생한 짧은 사슬 지방산은 직접적으로 간에서 콜레스테롤 생성을 억제한다.
3. 식이섬유 많은 음식
식이섬유는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으며 자주 먹는 채소와 과일에 들어있는 만큼 쉽게 접할 수 있어 부족할 것 같지않지만 맛이 없어!! 일일 권장 섭취량인 20~25g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그렇다고 너무 많이 먹을 필요는 없기 때문에 아래에 소개하는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 중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과일이나 채소로 식단을 구성해 보는것을 추천한다.
- 콩과식물 : 꼬투리콩, 강낭콩, 대두, 완두콩, 팥
완두콩 100그램에는 6.8그램의 식이섬유가 들어있을 만큼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또한 설사를 멎게하고 변비를 예방하며 탄수화물과 비타민 A가 풍부하고 단백질 함량도 많은 식품이다.
- 과일류 : 사과, 바나나, 배, 자두, 블루베리, 자몽
사과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로 껍질 속 펙틴 성분은 장의 소화흡수를 도와 변비와 설사를 예방하고 유독 성분을 흡수해 장 속에 가스가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 되도록이면 사과는 껍질째 먹는편이 좋지만 위장이 약하거나 설사 증상이 있을때에는 벗겨서 갈아먹는것도 좋다.
블루베리는 신이 내린 보랏빛 선물이라 할 만큼 건강에 좋은 식품이다. 100그램 기준 56kcal로 대표적인 저칼로리 과일이며 식이섬유는 사과보다 3배 많은 100그램당 4.1그램이 들어있다. 또한 항암작용과 항산화 효과과 뛰어난 블루베리의 보라색 천연색소 성분인 안토시아닌, 암을 촉진하는 대사 경로를 막아주는 엘라직산이 들어있으며 블루베리 추출물인 프테로스틸벤은 대장암 예방에 좋은 성분이다.
자몽은 100 그램당 30kcal로 역시 대표적인 저칼로리 과일이다. 자몽의 씁쓸한 맛을 내는 나린진 성분은 몸속의 불필요한 지방을 연소시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며 또한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높여주기 때문에 식전에 자몽을 반쪽정도 먹어주면 식사량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 채소류 : 브로콜리, 당근, 양파, 양상추
- 뿌리채소 : 고구마, 우엉, 무우
우엉은 혈액에 엉겨붙은 콜레스테롤을 흡착한 뒤 체외로 배출시키는 작용을 통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동맥경화 예방을 돕는 효과도 가지고 있다. 돼직감자, 치커리, 야콘등에 들어있는 다당류인 이눌린이 많이 들어있어 당뇨병에도 좋은 음식다.
- 해조류 : 미역, 다시마
- 버섯류
- 견과류 : 아몬드, 땅콩, 호두
- 전곡식품 : 현미, 보리, 귀리, 통밀, 호밀
보리에는 쌀, 밀등 다른 곡류에 비해 더 풍부한 식이섬유가 들어있다. 또한 보리 가루로 만든 머핀 빵을 매일 세차례씩 6주를 먹으니 혈중 콜레스테롤이 평균 15%감소 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한 숙취해소에 도움이 되며 간에서 콜레스테롤이 합성되는것을 막아주는 베타글루칸 성분이 곡류중 가장 많이 들어있다.(쌀의 50배, 밀의 7배)
현미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조금만 먹어도 금방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흰 쌀에 비해 거칠어 씹기 힘들지만 소화가 오래 걸리기 때문에 공복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데도 좋다. 먹기가 너무 불편하다면 조금 더 부드러운 식감의 발아현미도 좋은 선택.
귀리는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슈퍼푸드 중 유일한 곡물로 대변의 부피를 증가시켜 장내에 존재하는 발암 물질 농도를 희석해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귀리에 있는 베타글루칸 성분은 정상 세포의 면역 기능을 활성화해 암세포의 증식과 재발을 억제하는데 도움을 준다.
6. 식이섬유 섭취방법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비(非)전분성 다당류 기준으로 하루 16~24g 정도, 총 식이섬유 기준으로 하루 27~40g 정도를 섭취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한국인을 기준으로 하루 식이섬유 섭취 권장량은 약 20~25g 정도 이다. 미국인의 경으 성인 남성은 38g, 여성은 25g 정도. 참고로 식이섬유를 섭취할 때는 양을 조금씩 늘려가는것이 좋은데 단번에 너무 많은 양을 섭취하면 복부 팽만, 잦은 트림이나 방귀, 복부 통증을 겪을 수 있다. 또한 불용성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을 위주로 많이 먹게 된다면 특히 물을 많이 마셔야 하는데, 하루에 8잔 이상 마시는 것을 권장한다.
보통 변비로 인해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는 경우가 많은데 모든 변비 환자에게 식이섬유가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서행성 변비나 골반 저기능에 이상이 있는 변비 환자의 경우 다량의 식이섬유를 계속 섭취하더라도 딱히 좋아지지 않을 수 있다.
4. 식이섬유 보충제
음식을 직접 해먹거나 챙겨먹기 힘들다면 천연 식품에서 추출한 식이섬유 성분을 가공해 기능을 높인 식이섬유 보조제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식이섬유 보조를 위한 건강기능식품은 식사에서 부족한 식이섬유를 보충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될 수 있는 식이섬유의 모든 성분이 일일 영양소기준치의 20%를 넘겨야 ‘식이섬유 보충의 기능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 식약청에서는 과학적 근거가 확보되어 인정된 식이섬유로 구아검, 글루코만난, 귀리,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 대두, 목이버섯, 밀, 보리, 옥수수겨, 아라비아검, 이눌린, 차전자피, 폴리덱스트로스, 호로파종자 등이다.
이밖에도 여러 다양한 성분들과 합쳐져 다이어트, 변비등 기능성을 증대시킨 식이섬유 보충제가 판매되고 있다. 제품을 선택하기 구성 성분들을 꼼꼼하게 확인하여 혹시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이 있는지 식약청에서 권고하고 인정하고 있는 성분들로만 구성되어 있는지 확인하는것이 좋다.
5. 식이섬유 다이어트
음식 섭취가 크게 줄어드는 다이어트 기간중에는 변비가 쉽게 찾아올 수 있기 때문에 다이어트 식단 구성시 다양한 채소와 야채, 과일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들을 꼭 넣어주는것이 좋다. 특히 한천(우무)에는 그램당 무려 81.29%의 식이섬유가 들어있으며 말린 표고버섯에는 그램당 43.41%가 미역과 강낭콩에는 각각 그램당 37.95%와 19.76%의 식이섬유가 들어있어 다이어트 음식으로 손색이 없다.
6. 주의할점
식이섬유 섭취는 하루 권장량 정도를 유지해 주는것이 좋지만 하루 60g 이상의 고 섬유질 식이는 오히려 건강에 위험할 수 있는데 이러한 필요 이상의 고섬유질 식이는 장에 가스를 발생시키고 피토베조르(phytobezoar)라는 섬유질 공을 만들어 장의 흐름을 막기도 하며 설사, 구토, 복부 팽만, 두통, 배변 빈도 증가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때문에 평균 이상 식이섬유를 섭취하는 중이라면 하루 약 2리터 (보통 8잔) 정도 충분히 물을 마셔주는것이 좋다. 이밖에도 철분, 칼슘 같은 미네랄도 흡착해 버려 몸에 필요한 다른 영양소의 흡수를 오히려 방해하기도 한다.
또한 최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연구팀이 미국 의학저널 ‘소화기병학(Gastroenterology)’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식이섬유를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무증후성 대장게실염’ 유병률이 오히려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는데 지금까지는 식이섬유를 많이 먹으면 배변 횟수와 부피가 증가하여 대장게실증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식이섬유는 어린이 변비 예방에 이롭다라는 의견에 대해서도 성인이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면 변의 양이나 부피가 늘어나 변비 예방에 유효하다. 하지만 변비 예방 목적으로 어린이에게 식이섬유 섭취를 권하긴 힘들다고 한다. 서울과학기술대 식품공학과 김지연 교수는 ‘식이섬유가 어린이 변비 예방에도 효과적인지를 추적한 연구는 몇 편 안 되는데다가 결론이 정반대인 논문도 있다’며 ‘특히 장(腸)에서 물을 포획하는 능력이 없는 현미, 통보리, 통밀, 등 통곡과 채소 등에 풍부한 불용성(不溶性) 식이섬유를 충분한 물 없이 섭취하면 변이 딱딱해져 변비ㆍ치질이 생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